후기 근대와 감정의 문화정치학(2010)

2010 한국연구재단 일반공동연구지원사업 과제
“후기 근대와 감정의 문화정치학”
(The Cultural Politics of Emotions in Late Modern Society)

연구기간: 2010.05.01.~2011.04.30

본 연구는 후기 근대주체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이 새로운 문화적 재현 양식의 출현과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해석해냄으로써 후기근대 감정의 문화론과 미학론을 정립하고자 한다. 이제까지 근대감정에 대한 연구는 교양소설, 감상주의 소설, 고딕소설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후기 근대감정과 문화적 재현양식의 상관성에 대한 탐구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화는 무정형의 느낌들에 특정한 형식을 부여함으로써 무질서하고 언표화하기 어려운 감정적 흐름들을 드러낸다. 근대의 출구 없는 삶의 조건이 모더니즘 문학을 출현시켰던 것과 마찬가지로, 후기 근대의 부정적 감정은 새로운 문학형식과 장르를 생산한다. 현재 본 연구팀이 찾아낸 바로는, ‘시기’의 감정은 무한 경쟁에 내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성장과 수양이 거세된 ‘자기계발서’로, 짜증은 특정 대상에 대한 분노로 분출되지 못하는 ‘무력화된 히스테리적 글쓰기’로, 초조는 위험사회에서 비정규직 여성들의 선망과 초조감을 그리는 ‘칙릿문학’으로, 편집증은 거대사회에서 망상적 지도그리기에 몰입하는 주체들의 내면을 그리는 ‘음모문학’으로, 충격적 마비는 근대 주권권력의 희생자로 추방당한 호모 사케르(homo sacer)들의 외상적 심리를 재현하는 ‘트라우마 문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다섯 개의 문화양식을 통해 후기 근대문화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는 것은 재현의 위기, 총체성의 위기, 주체의 죽음 등등 지금까지 추상적 이론차원에서 이루어져왔던 후기 근대문화에 대한 훨씬 정밀한 미시적 접근법을 열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내용

(1) 감정의 문화정치학
(2) 모더니티·포스트 모더니티·감정
(3) 신자유주의 경쟁 메커니즘과 시기: 자기계발서
(4) 출구 없는 삶과 일상화된 짜증: 무력한 히스테리적 글쓰기
(5) 위험사회와 이유 없는 초조: 칙릿소설
(6) 거대 사회와 망상적 지도그리기로서 편집증: 음모문학
(7) 누추한 삶과 충격적 마비: 트라우마 문학

근대의감정 후기근대의 감정 감정적 특징 문화양식
공감 시기 주체의 결핍 혹은 우월함, 타인에 대한 선망과 질투의 동학. 자기계발서와 명상 산업
분노 짜증 분노의 적절한 대상을 찾지 못한 불쾌한 기분 무력한 히스테리적 글쓰기, 인터넷 악플
불안 초조 위험사회의 감정. 자신의 위치에 관한 불안과 연동된 살아남기 위한 민첩함 칙릿 문학
소외 편집증 현실을 대체하는 상징적 허구를 구축하고 그것을 바깥세계에 투사하기 음모문학
숭고 충격적 마비 압도적인 ‘충격’과 ‘공포’ 앞에 선 주체의 무력하고 마비된 정서 트라우마 문학

연구방법

(1) 후기 근대 감정에 대한 계보학적 연구
(2) 후기 근대 감정에 대한 문화번역학적 연구
(3) 대중문화와 고급문화, 주류문화와 하위문화를 가로지르는 문화연구 방법

기대효과

학문적 기여

(1) ‘감정학’의 구성과 새로운 연구 방법론 개척
(2) 문화번역학적 공동연구
(3) 감정 연구의 문화론적 전환과 탈근대론의 활성화
(4) 학제간 연구 활성화 및 관련 교과과정 개설

사회적 기여

(1) ‘감정’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문학적 진단과 대안 제시
(2) 감정교육을 통한 사회적 갈등 해소와 인문치료